이탈리아 경제개발부는 해킹팀(Hacking Team)의 해킹 프로그램 갈릴레오 RCS 원격제어 소프트웨어의 글로벌 수출면허 허가를 취소했다. 이로써 이제까지 해킹팀은 46개국에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자유롭게 판매했지만 앞으로는 유럽 외 국가에 판매하는 경우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작년 4월 1일 경제개발부 국제통상정책단은 해킹팀에 자사 제품을 46개국에 수출할 수 있는 면허를 내 준 바 있다. 46개국은 호주, 아제르바이잔, 방글라데시, 바레인, 볼리비아, 브라질, 캐나다, 스위스, 칠레, 콜롬비아, 사이프러스, 도미니카공화국, 에콰도르, 이집트, 이디오피아, 과테말라, 온두라스,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인도, 이라크, 요르단, 일본, 한국,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레바논, 모로코, 몽고, 멕시코,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오만, 페루, 필리핀, 파라과이,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사우스아프리카, 태국, 터키, 아랍에미리트, 미국, 우즈베키스탄, 베트남을 포함한다.
이 면허는 2018.4.1일 만료되며 2년 전 갱신하도록 되어 있다. 이탈리아 일간지 일 파토 쿼티디아노(Il Fatto Quotidiano)는 작년에 당국이 어떤 이유로 46개국 수출 허가를 내주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경제개발부 관계자에 의하면 당시 면허심사를 담당한 이탈리아 이중용도 품목(Dual-use Goods) 수출 자문위원회는 해킹팀 제품 수출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허가한 것이라 한다.
자문위원회는 이번에 허가를 취소한 이유를 “공공의 이익에 더이상 부합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킹팀은 이번 일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아직 하지 않았다. 해킹팀 CEO 데이비드 빈센제티는 해킹팀은 자사 소프트웨어를 46개국 전체에 수출한 것은 아니라고만 말했고 더 이상 자세한 언급을 거부했다.
일 파토 쿼티디아노誌 기자 안토니오 피토니는 면허 허가 취소 이유 중 하나가 현재 이탈리아와 이집트 사이의 외교적 분쟁 때문이라고 전했다. 최근 이집트 주재 이탈리아 기자가 납치되어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기자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 관하여 조사를 하고 있었다. 가족들은 이탈리아 정부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탈리아 정부가 해킹팀 RCS를 사용해 기자를 감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일고 있다.
해킹팀은 유럽 내 국가에는 여전히 별도의 허가 없이 갈릴레오 판매를 계속할 수 있다.